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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의 유래

요즘 여의도에서 삭발이 한창 유행입니다. 

 

얼마전에는 우리나라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제1야당 대표가 삭발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https://www.bbc.com/news/world-asia-49723871

 

Why are South Korean MPs shaving their heads?

Allegations of corruption linked to a justice minister have renewed a traditional form of protest.

www.bbc.com

무려 BBC에서 2019년 9월 17일 이 뉴스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삭발은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저항의 형태라고 합니다. 

 

"South Korea has a long tradition of hair shaving as a form of protest."

 

갑자기 삭발의 유래가 궁금해졌습니다. 왜 삭발을 하며, 그 삭발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1%을 위한 상식백과에 의하면 

이러합니다. 

 

일종의 종교의식으로 과거 밀어버린 노예의 머리모양을 따서, 신에게 충성을 상징하는 즉 '신의 노예'라는 의미로 행해진 의식같아 보입니다. 카톨릭교회에서 일상적으로 행해지던 이 행위는 1972녀 교황 바오로 6세가 이 제도를 폐지하면서 사라졌다고 합니다. 

 

불교에서도 승려들이 삭발을 하는데 언제부터 해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위에 언급한 카톨릭교회와 달리 오늘날에도 승려로 입문하는 의식에서 삭발실을 거행합니다. 

 

<사진출처: 현대불교신문>

이 처럼 종교적 이유를 제외하면,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운동선수들이 마음을 다 잡을때 삭발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다르빗슈 유>

일본의 유명 야구선수 다르빗슈 유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때 쿠바전에서 4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된 후 삭발을 하고 전의를 불태웠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때 부터 길러왔던 긴 머리라고 합니다. 이 때 다르빗슈외에도 타나카 마사히로(라쿠텐),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 카와사키 무네노리(소프트뱅크) 등 유명 야구선수들이 한국전을 앞두고 삭발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승리했었죠.

 

 

위에 보시는 것 처럼 한국 스포츠에서도 '삭발'을 투혼의 상징으로 여기며 팀이 연패를 하고 있거나 분위기 쇄신이 필요할때 종종 행해집니다. 

 

정치적인 이유로는 1960년대 70년대에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저항의 상징으로 많이들 삭발을 강행했었는데,  약자들이 최후의 저항수단으로 삭발을 하곤 했었습니다. 아마도 신체발부수지부모 [身體髮膚受之父母] 라는 <효경>공자의 가르침에 따라 더이상 버릴 것이 없는 사회약자들이 부모로 부터 물려 받은 신체의 일부를 잘라 버림으로써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앞서 언급한 BBC뉴스에서도 공자의 가르침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The act is rooted in traditional Confucian teaching, and has historically been seen as a way of demonstrating commitment to a cause."

 

그런데 유명 정치인들의 삭발은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닌듯 합니다. 정치권의 첫 삭발은 지금으로 부터 32년전인 1987년 박찬종 전 통일민주당 의원이 그해 대선에서 김대중, 김영삼 후보의 단일화를 요구하며 국회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탈탕 선언 후 삭발을 했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이 사건으로 두 후보의 단일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박찬종 전 의원은 존재감을 확실히 나타냈고 이후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도 되고, 대선 후보로 출마해 상당히 높은 지지를 얻기도 했었습니다. 

 

이후 부터 정치권에 삭발이 단식투쟁과 함께 주로 야당쪽에서 특정사안에 대해 반대의사 표시 등을 이유로 성행했었는데 2013년 통합진보당 의원 5명과 지방의원들이 정당해산과 관련해 대거 삭발하고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 시위를 벌였으나 그해 말 헌법재판소는 정당해산 판결을 내린 바가 있습니다. 

 

그러다 올해부터 한국당 진영에서 패스트트랙처리 무효를 주장하며 삭발을 다시 시작했는데, 

 

이번에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대하며 무소속 이언주 의원으로 시작으로 한국당 박인숙 의원, 황교안 대표, 김문수 전경기도지사 등이 삭발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삭발투쟁은 외국에서는 좀 처럼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벤트(?)인데 그래도 유명인들이 삭발을 하면 세간의 관심을 끄는 뉴스가 생성이 되니 종종 이런 이벤트들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현대 사회가 공자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도 아니고 삭발을 하는 정치인들이 더 이상 잃을게 없는 사회적 약자도 아닌거 같은데 삭발이라는 행위가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